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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책<박사가 사랑한 수식> 책을 읽고 나만의 수를 갖고 싶어진다.

by 버닝스터디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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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저자와 등장인물 소개

장편 소설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와세다대학교 문예학 학사인 오가와 요코의 작품이다. 2006년 타니자키 쥰이치로상, 2004년 이즈미쿄가 문학상을 브라흐만의 매장으로 수상하였고 이 책은 2004년 1회 서점대상수상작이다. 1988년 상처 입은 호랑나비로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그는 이 작품에서 수를 시적으로 표현하며 많은 미들의 마음을 간지럽힌다는 큰 호평을 받았고 영화로도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에서의 작품은 책에서의 시적 감수성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스터를 보면 박사와 젊은 여자가 사랑하는 내용이 아니냐는 착각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내용으로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바로 박사다. 기억기능에 장애가 있는 노수학자 박사를 돌보게 된 가사도우미인 나와 나의 열 살배기 아들 루트가 이 책을 이끈다. 80분의 기억에서 살고 있는 박사의 보필을 위해 함께 사는 미망인 형수가 소개소에서 소개받은 가사도우미가 등장하며 이들의 관계가 설정된다. 세상과의 소통이 어쩌면 어려운 이들이 박사의 집에서 만나 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멋진 순간들을 함께 하는 내용의 이 작품은 수라는 어쩌면 딱딱한 소재일 수 있지만 마음 진한 감동으로 풀어간다. 고도의 수학적 지식이 요구되지 않으며 단지 이들과 수를 즐기며 읽으면 된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줄거리

전공이 수학인 박사는 젊은 시설 어렵게 유학까지 갔다가 돌아와 교수까지 역임했으나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인해 뇌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1975년 교통사고 나기 직전까지는 기억하나 그 이후는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다. 그는 80분밖에 기억할 수밖에 없고 이 시간이 지나면 앞선 기억들이 다 사라지고 다시 1975년 그때로 돌아간다. 박사는 중요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항상 입는 양복에 클립으로 중요한 메모들을 써서 온몸에 덕지덕지 붙여둔다. 가장 중요한 메모는 바로 내 기억은 80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님 형이 모두 세상이 떠나고 그를 돌보는 사람은 형수다. 이미 나이가 들고 다리도 좀 불편하여 박사를 돌봐줄 파출부를 고용한다. 기억상 문제가 있는 그를 돌보는 데는 역부족이어 많이들 관두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박사와 가사도우미 나와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박사는 가사도우미에게 발사이즈를 물으며 시작된다. 발사이즈도 자연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전화번호도 묻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도 소수에 대해 연결하며 이야기한다. 이 같은 대화는 출근할 때마다 같은 질문이었다. 가사 도우미의 존재를 메모했으나 전체적으로 기억은 못한다. 다행히 그녀는 박사의 숫자로 대화하는 방식을 좋아했다. 어려운 수학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널려있는 것들에 대해 수를 통해 시적으로 풀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파출부에게 10세 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보살필 시기 아이가 방치되는 건 안 좋다고 하며 위험하니 집으로 오게 한다. 박사는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들이 집으로 왔을 때 큰 환대를 해준다. 정수리가 평평한 아이는 항상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녔는데 그 머리를 만진 박사는 마치 모든 수를 편안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루트를 닮았다며 별명을 루트로 지어준다. 전공을 살려 아들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기도 하는데 수학문제 공식이 아닌 문제가 갖고 있는 문장의 리듬 숫자 자체가 갖는 이미지 등을 보게 하며 느끼게 한다. 모든 답에 칭찬을 해주며 아이의 자존감을 끌어올린다. 다행히 아들은 수학공부시간을 좋아하고 파출부도 뒤에서 박사가 알려준 특별한 숫자들에 대해 내 주변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무심코 지나쳤던 숫자들에 대해 다시 한번 유심히 호기심 있게 바라본다. 셋이서 알콩달콩 귀여운 시간들을 쌓아간다. 루트는 야구를 좋아하며 박사도 야구를 좋아한다. 한신타이거즈팀에 대한 관심과 수에 대한 애정으로 셋은 관계가 더욱 두터워지고 빛나는 추억을 만들어간다.

나만의 수를 갖고 싶어지는 내용 서평

혹자는 파출부가 박사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방향성으로 책에서는 파출부는 태생이 사생아였고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가 없었으며 본인 또한 미성년자로 아빠 없이 아이를 낳아 두 모자가 아버지라는 역할이 부재해 있는 가정이다. 그런 가정에 박사가 등장한 것이다. 후반에 등장하는 야구이야기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야구 자체가 엄청나게 많은 양의 숫자가 발생하는 스포츠라 이걸 소재로 잡았을까라도 생각해 봤으나 천천히 생각해 보니 야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특정팀의 팬이며 그 팀을 좋아한다라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내포하고 어떤 팀을 좋아하는 데 있어 몇 가지 기준이 되는 나의 출생지 연고지, 책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남자들의 전매특허 감성이었다. 이에 부계전승을 이야기하는 스포츠를 이야기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야구를 사랑하는 어린이의 마음이 기본이겠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나의 모호한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가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별명이 루트도 영어로 쓰면 뿌리란 뜻이기에 박사의 역할은 파출부의 유사연애대상이 아닌 아버지로서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궁금하게 되는 건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무엇일까?이다. 영화에서는 오일러 공식이라 지정하지만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는다. 오일러공식을 박사의 방식으로 분석해 봤다. 처음 나오는 e는 무리수 위에 같은 성질의 파이와 허수를 뜻하는 i가 들어간 식의 시작은 항은 박사가 아닐까 싶다. 더하기 1은 파출부의 가족인 것 같다. 박사가 생각할 때 나에게 이 가족이 붙을지라도 결과는 0으로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수의 성질을 타고 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나에게 누가 붙어도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슬픈 느낌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책에서 나오는 박사가 생각하는 0의 의미는 0이 있기 때문에 세상의 무질서함이 어느 정도 정리된다는 것이다. 0은 빈자리를 무로 채움으로써 균형을 맞추고 세상을 안정화시킨다는 의미인 것이다. 결국 오일러의 법칙에서 0은 안정감을 의미한다는 결론이다. 이 외에도 우애수를 이야기하며 신의 의도로 운명적으로 묶인 수라는 표현이나 자기 자신의 진약수의 합이 자기 자신이 되는 수인 완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작가의 시적 필력이 대단함을 느끼게 되었다. 반복되는 책의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수를 갖고 싶어지기도 할 만큼 빠져든다. 80분만 기억해도 좋다. 그냥 책을 한번 읽어보면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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