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마당을 나온 암탉 정보
비좁은 양계장에서 기계적으로 하루종일 알이 낳는 암탉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잎싹이다. 마당으로 나가 자신의 알을 품고 싶은 자유를 갈망한다. 그리고 며칠을 굶어 버리자 주인은 닭이 죽은 줄만 알고 밖으로 버려진다. 어쨌든 탈출에 성공하는 잎싹이지만 굶주림에 사량을 나온 애꾸눈 족제비에게 잡아 먹힐 위기에 처하고 만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청둥오리 나그네덕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데로 마당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수탉을 비롯한 다른 녀석들의 텃세는 만만치 않았다. 결국 마당 밖으로 쫓겨 나온 그녀는 그중 수달 한 녀석과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 수달은 미리 나그네의 부탁을 받아 그녀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생명의 은인 나그네를 만나게 된다. 그의 옆에는 이미 하얀 오리가 배우자로 자리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어느 날 밤 애꾸눈 족제비가 나타나 나그네의 배우자를 사냥하고 그녀가 남긴 알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본인이 직접 오리알을 품는다. 며칠 후 또 한 번 족제비에게 습격당해 결국 나그네도 목숨을 잃게 된다. 며칠 후 깨어난 아기오리는 초록이다. 초록은 잎싹을 자신의 엄마라 생각하게 되고 양계장 출신의 암탉과 청둥오리는 순식간에 모자관계가 된다. 잎싹은 자신이 마음으로 낳은 초록과 함께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면서 본격적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상 전체적인 분위기나 포스터만 보면 어린이들을 위한 귀엽고 행복한 스토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태생적 차이로 인한 인물들 간의 갈등, 부모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생태계속 약육강식이라는 시스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먹고 먹힐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은 꽤나 어둡고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의 인터뷰 중에서 비록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긴 하지만 어른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단 장르적 특성상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장난스러우면서도 익살스럽게 푼 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책이나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은 다소 충격적이었던 잎싹의 최후는 새드 앤딩이라고들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잎싹은 본인이 하고자 했던 것들을 거의 다했다는 작가의 말을 통해 보면 어쩌면 가장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당연한 결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책과 영화 비교분석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작가 황선미 님의 장면 동화로 2000년 5월 출간되었다. 10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삶과 죽음, 소망과 자유, 입양등의 문제를 어렵지 않게 묘사한 우화적 동화다. 주인공을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한 개나 고양이 토끼가 아닌 닭 그것도 난용종 암탉으로 발탁된 이유는 작가가 우연히 오리와 닭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길들여진 오리는 자기 알을 품지 않는다는 것과 암탉은 털이 빠진 가슴으로 알을 품는다라는 상반된 정보를 알고 난 후 주인공 암탉이 오리 알을 품게 된다는 설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보통 우리가 주목하는 꽃이나 열매는 잎사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즉, 잎사귀는 어머니다라는 은유를 통해 작품의 주인공 이름을 잎싹으로 작명하게 되었다. 영화에 나오는 수달은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다. 영화에서 수달의 역할은 늪의 공인 중개사이자 주인공 모자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어릴 적 심부름을 갔다가 헷갈리니까 까먹었던 기억을 떠올려 달수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수달이란 동물이 족제비과라는 점 때문에 고증파괴 캐릭터라는 의견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수달의 사냥감인 오리 그중에서도 새끼오리를 잡아먹지 않고 수영을 가르쳐 주는 등 옆에서 도움을 준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가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조력자 역할이었다면 잎싹과 초록 모자를 끝까지 괴롭힌 애꾸눈 족제비를 수달ㄹ이 직접 처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목소리가 많다. 족제비보다 더 큰 수달이 잎싹 모자 옆에 붙어 있는데 감히 애꾸눈 족제비 입장에선 덤빌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결말 또한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애꾸눈 족제비는 작중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는 악역을 담당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후반부에 밝혀지는 그녀의 정체로 인해 족제비 또한 잎싹과 다를 바 없는 엄마일 뿐이란 점이 드러났다. 즉 족제비를 통해 자연 속 많은 동물들 사이에 생존을 위한 먹이사슬만이 존재할 뿐 절대악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잎싹의 친구인 짹은 참새의 울음소리를 떠올려 이름을 작명하기도 했다지만 미국 이름 중 잭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수출할 것을 대비해 기획차원에서 정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집오리 사형제의 외형을 살펴보면 처음과 마지막 녀석이 똑같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둘의 이름을 각각 낮은도 높은 도로 지으며 지금의 도미솔도라는 사형제의 이름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등장인물소개
주인공은 암탉 잎싹이다. 영화에서는 배우 문소리가 목소리를 담당했다. 작품에서는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 않고 단순히 암탉이라고만 불린다. 똑똑한 자신의 처세술로 바깥세상으로 나가기도 하고 새롭게 만나는 많은 동물들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잎싹은 항상 알만 낳는 존재에서 성격이 바뀌고 밝아지기도 했다. 새끼 오리 초록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성애를 한껏 그러 내고 가족이 공격이 받게 되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지켜내게 된다. 마지막 초록이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낼 때를 떠올리면 초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한 당당함보다는 애절함을 느끼게 된다. 영화나 책이나 결말은 똑같다. 애꾸눈에게 잡아먹혀 죽는 결과말이다. 자신도 어미이기에 애꾸눈이 새끼를 키우기 위해 먹이가 필요하고 그 자체를 본인이 희생해서 준다는 것이다. 새끼오리 초록이의 영화목소리는 유승호배우가 담당했다. 새끼 오리는 청둥오리혈통이라기보다는 혼혈아다. 태어나기 전에 애꾸눈에게 어미와 잎싹을 구해준 청둥오리 나그네가 죽음을 당하여 자기를 부화시켜 준 잎싹이 친엄마라고 여기고 자라난다. 차츰 모습이 닭인 엄마와 달라 청소년의 반항처럼 키워준 은혜보다는 다름에 멀어져 가게 된다. 하지만 여러 위험한 상황에서 잎싹이 목숨 걸고 자신을 구해준 암탉 잎싹을 엄마로 받아들인다. 시일이 지나 청둥오리 무리로 돌아가는 초록은 엄마 잎싹과 만나기를 기약하지만 결국 만나지는 못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빌런역할은 애꾸눈이다. 마당을 나온 잎싹을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족제비로 잎싹에 의해 오른쪽 눈을 읽은 애꾸눈 초반중반까지는 먹이만 노리는 나쁜 놈으로 묘사되지만 후반부에서는 나름이 이유가 있었던 것, 천적이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으로 잎싹의 희생을 포함해 자식들을 키우기 위한 본능이라는 것을 내비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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